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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자키 준이치로 [만.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꿈 많은 달토끼 2014. 1. 26. 12:24

다니자키 준이치로 [만.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2012, 문학동네

평소 아이튠즈로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즐겨 듣고 있습니다.
듣다가 끌리는 책들은 꼭꼭 찾아보게 됩니다. 올 한해... 꽤 많은 책들을 그런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는데요, 지금 기억에 남는 건... <파이이야기> <철학자와 늑대> <올리브 키터리지>  <빛과 물질에 관한 최신 이론> <고래> <7년의 밤> <싱글맨> <희박한 공기 속으로> <쉐프1,2> <나는 아버지가 신인 줄 알았다> <발칙한 유럽산책>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등이 있네요. 김영하와 이동진의 책 추천은 정말 믿을만 합니다.

오늘 도서관에서 찾아본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도 그런 경로로 알게 된 작품입니다. 너무 재밌게 들어서 뒷부분이 너무 궁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 읽을 때까지 손에서 놓을 수가 없더군요 . 마치 추리소설처럼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야기 솜씨가 대단했습니다.

작가인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1886년 생으로 현대 일본문학사에서 '대 다니자키'로 불리는 거장라고 합니다. 그는 생전에도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었고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이기도 했습니다. 1965년 그가 죽었을 때 <타임스>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사망을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고 합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 일본문학계의 원로. 도쿄의 미곡상 아들로 태어나 79세에 심장마비로 사망. 그는 여성에게 예속당하는 성도착자인 남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길 즐겼으며, 성과 결혼 문제를 다룬 소설을 118 편이나 발표하여 동양의 D.H.로렌스로 불린다." 이와 같이 그는 일본이 사회적으로 불안한 시기에도 끊임없이 사회와 유리된 개인이 육체적, 관능적 환락의 추구에 탐닉하는 작품을 그려왔다. 때문에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토 세이는 그를 옹호하여 '사상이 없는 작가'로 평가되는 다니자키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근대 일본문학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명제를 전제로 육성되고 평가되어왔다. 그러나 개인적 에고이즘, 색정, 이성숭배 등으로 붕괴되는 윤리와 질서가 야기하는 공포를 묘사하여 인간의 실존을 파악하는 문학적 계보도 현대에는 필요하다" 또한 이렇게 단언했다고 합니다. "남성이 여성을 숭배하는 것도 사상이다." (325~326p에서 발췌, 편집)

줄거리.

소노꼬는 변호사 남편을 둔 젊은 부인인데, 작중 화자인 작가를 찾아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문제의 시작은 소노꼬가 그림을 그리러 다니던 학교에서 절세미녀인 미쓰코를 만나면서부터이다. 두 사람은 두 사람을 둘러싼 이상한 소문 때문에 가까워지게 되고 소노꼬는 미쓰코의 아름다움에 그만 푹 빠져 남편보다 그녀를 더 욕망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여관에서 남자와 함께 있다 옷을 도둑맞아버린 미쓰코가 소노꼬에게 옷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하면서 소노꼬는 자신이 그동안 속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충격도 얼마간... 미쓰코가 소노꼬를 다시 찾자 소노꼬는 전보다 한층 더 그녀에게 빠져들고 만다. 알고보니 미쓰코의 남자는 성불능인데다 뱀처럼 교활한 자인데 그는 소노꼬의 남편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 소노꼬를 떼어놓으려고 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자꾸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는데 가장 알 수 없는 것은 미쓰코의 본심이다. 소노꼬와 성불능의 미남자, 그리고 마침내는 소노꼬의 남편까지 세 사람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 미쓰코. 종내 소노꼬는 미쓰코와 남편, 셋이서 자살을 택하지만 어쩐 일인지 혼자서만 살아남아 미쓰코와 남편이 자신만 따돌리고 승천하려 계획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

 

발췌.

342p
그는 예술은 형식이다. 형식, 기교, 문체에 의해 미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 소재는 머릿속에 있는 악몽이었다. 그가 공상, 즉 허구를 중요시하는 것은 필연적 귀추다 “공상 속에서 사는 자만이 예술가적 자질이 있다.” 치요코 부인과의 사이에서 딸을 얻은 다니자키는 이렇게 말했다. “내 삶의 보람은 예술을 뜨겁게 사랑하는 것이다. 예술을 위해서라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 나는 어디까지나 나를, 나만을 소중히 여기는 에고이스트다... 아이가 예뻐지면 나의 예술이 파괴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했다. 내 에고이즘이 파괴되면 내 예술도 파괴되리라는 느낌이 든다그리고 다행히도 그는 딸이 전혀 예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344p
화자의 감정을 직접 반영하는 구어체로 전개하는 형식은 이성적인 반성의 속박에서 화자를 해방시킨다. 유아적 특성을 다분히 지니고 있는 소노코를, 남편을 우습게 여기는 제멋대로이며 감정의 기복이 심한 격정적인 여성으로 묘사하는 데는 이와 같은 구어체의 구성 형식이 잘 어울린다
.

346p
다니자키가 추구하던 소설의 가치는 '재미'에 있었다. 관동대지진 이후 일본 근대문학의 주류를 이루던 사소설이 마르크스 문학과 모더니즘 문학으로 대체되던 시기에 다니자키는 시대도 사회도 무시하고 오로지 자기가 추구하는 관능미를 그려낸다. 이토세이는 사회주의나 계급투쟁 등 외부적인 문제와의 대결이 아닌 내부적인 에고이즘이나 섹스 문제의 척결, 즉 섹스가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고 파멸시키는가를 그려낸 다니자키 문학의 사상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이란 어떤 경우에도 자기 소신을 지키고 관철하는 존재가 아니며 상대방에 따라 끊임없이 대응하고 변할 수밖에 없는 불안한 존재라는 사실을 그려낸 다니자키 문학이야말로 현대의 사상, 문학, 인간의 심층적 본질을 그려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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