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재스민]
[Blue Jasmine] 우디 앨런, 2013, 미국
우디 앨런.... 그의 프로필을 보면 깜짝 놀라게 된다. 35년 생, 80세가 다 되어가는 노장 감독이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니...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아서 이렇게 재미있고도 날카로운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 작품은 엄밀히 상업영화가 아닌데도 [미드 나잇 인 파리]처럼 cgv에 꽤 오랫동안 걸려 있으면서 예상외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블루 재스민]은 우울증에 걸린 재스민(케이트 블란쳇)에 대한 이야기다. 우디 앨런은 인간의 '허영심'을 예민하게 파고든다. 특히 사랑과 결혼에 대한 여자들의 심리를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다. 감정이라는게 사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나 자주 팔락이는지, 그리고 그것에 스스로도 얼마나 쉽게 속아넘어가는지 영화를 보다보면 씁쓸해지기도 한다. 나와 인간에 대해서 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그러나 우디 앨런의 영화답게 웃으면서 볼 수 있다. 비록 씁쓸한 웃음일지라도 재미있다.
줄거리. 스포일러.
재스민의 원래 이름은 쟈넷. 쟈넷이란 이름은 멋이 없다고 생각해 재스민으로 개명을 했다. 그녀는 원래 보육원 출신이었는데 '우월한 유전자' 덕분인지 인생이 잘 풀렸다. 대학 시절 부유한 남자와 결혼해서 20년을 최상류층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날, 성공한 사업가인 줄 알았던 남편이 엄청난 사기꾼으로 밝혀져 감옥에 간다. 게다가 그동안 수많은 여자들과 바람을 피운 사실까지 드러난다. 빈털털이로 거리에 나앉게 된 재스민은 여동생 진저에게 신세를 지게 된다. 진저는 재스민처럼 보육원에서 입양된 아이로 재스민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진저는 가난한 목수와 결혼하여 어렵게 살던 중 우연히 로또에 당첨, 그 상금을 재스민의 남편에게 모조리 투자했다 쫄딱 망하고 이혼까지 했다. 그런 동생에게 신세를 지면서도 상류층의 생활방식을 버리지 못한 재스민은 진저가 만나고 있는 가난뱅이 남자친구를 못마땅해 하며 제발 제대로 된 남자를 만나라고 충고를 한다. 그러다 파티에서 운명처럼 멋진 남자를 만나게 된 재스민은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지어내기 시작한다.
by 산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