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리더기 구매 - 크레마 사운드
출산이 임박했기에... 뭔가 조처가 필요했다.
아이 용품을 수납하기 위해 방 정리를 하면서 책장 하나를 줄였다.
안 그래도 포화상태에 있던 책을 둘 곳이 없어진 것이다.
알라딘에 책을 팔기로 하고 책정리를 했지만, 새로운 책을 들일 공간은 없어졌다.
또한 출산 이후 도서관에 갈 시간을 내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 분명했다.
결국 전자책을 구입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전자책 구입을 망설였던 것은
전자제품이란 몇년 안 되어서 낡아지고, 버리기도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충전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 귀찮기 때문이다.
또 후루루 넘기면서 내가 보고 싶은 부분을
골라 볼 수 없다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 이북의 가격은 그리 싸지 않다.
신간일 경우 종이책의 2/3 정도나 한다.
그럼에도 전자책을 구입하면, 전자도서관을 이용할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책을 배송을 기다리지 않고도 바로 구입해서 읽을 수 있다.
가까운 알라딘(롯데월드타워점)에 방문해서 전시되어 있던 세가지 모델을 만져보았다.
크레마 사운드,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 크레마 그랑데 (가격이 저렴한 순서)
크레마 사운드는 108,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제일 가볍고, 저렴하고, 플라스틱 재질이라 차갑게 느껴지지 않고,
양옆 페이지 넘김 키와 홈키가 물리적으로 누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에 비하면 한참 옛날 것처럼 작동된다.
반응속도도 느리고, 흑백이고, 인터넷에 연결하면 스크롤 할 때마다 속이 터진다.
그러나 책을 읽는 데는 무리가 없다.
가벼워서 들고 읽기 부담이 없고,
내가 마지막으로 읽은 부분을 찾지 않아도 되서 좋다.
궁금한 신간을 바로 구입해서 읽을 수 있는 것도 좋다.
또 책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전자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다.
종이책에 들던 나무 목숨을 조금이나마 구할 수 있는 것도 기쁜 일.
이북리더기를 구입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동네 서점에 들러 종종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기쁨이 있었다.
서점에서 한두시간을 보내고나면 책 한권 정도는 사서 주인아저씨와 인사도 나누었다.
그런데 앞으로는 서점에 갈 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책을 둘 곳이 없어 책을 살 수 없으니, 서점에 들르기 미안해지는 것...
서점 주인 뿐 아니라, 인쇄소나 종이공장, 유통업자에게 이북의 시대가 반가울리 없다.
예전에 아파트에서 살던 시절과 달리,
빌라에서 살면서 가까운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게 된 이후로
대기업만 살아남는 방식의 장사에 대한 반감이 생겨났다.
현명한 소비를 해야할텐데.
책을 소비함에 있어서도 말이다.